임산부 감기약 복용 (타이레놀, 해열제, 안전성)

솔직히 저는 임신 초기 감기에 걸렸을 때 타이레놀 조차 먹기가 두려웠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괜찮다고 했지만, 뱃속 아기에게 혹시라도 영향이 있을까 봐 미열과 콧물을 참으면서 버텼던 기억이 납니다. 2024년 시험관 시술 직후라 더욱 조심스러웠는데, 목소리가 쉬고 콧물이 멈추지 않아도 약을 입에 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무조건 참는 것이 오히려 태아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임산부가 감기에 걸렸을 때 어떤 약을 먹어도 되는지,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임산부 감기


임산부는 왜 감기약 복용을 두려워할까

임신을 하면 면역력이 자연스럽게 저하됩니다. 태아를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도록 모체의 면역 체계가 조절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감기에 쉽게 걸리고, 증상도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산모가 감기에 걸려도 약 복용을 극도로 꺼립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제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임신 극초기였습니다. 목이 따끔거리고 콧물이 쏟아지며 미열까지 동반됐지만,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도 먹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코로나19도 유행 중이어서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구분이 안 돼 더 무서웠습니다.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지만 오한, 기침, 몸살 기운이 함께 왔고, 열이 오를까 봐 밤새 체온을 재며 불안해했습니다.

산부인과 전문의에 따르면, 임산부가 감기에 걸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열 여부입니다. 특히 38도 이상의 고열(高熱)이 지속되면 양수의 온도가 상승하고, 이는 태아의 체온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고열이란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상태를 말하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태아의 뇌 발달이나 단백질 합성 과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출처: 서울대학교병원). 그래서 산모는 소아과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열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조건 참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임산부가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감기약은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입니다. 타이레놀이 바로 이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수십 년간의 임상 연구를 통해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안전성이 입증된 해열진통제로, 임산부의 고열과 두통 완화에 널리 사용됩니다.

반면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NSAIDs란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을 줄이는 약물을 통칭하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진통·해열 효과가 강합니다. 임신 초기와 중기에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임신 후기(특히 28주 이후)에는 태아의 심장 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 복용을 피해야 합니다. 저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나서, 임신 중에는 약 성분을 반드시 확인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콧물과 재채기를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도 임산부가 복용할 수 있는 약 중 하나입니다. 항히스타민제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으로, 콧물·가려움·재채기 등을 줄여줍니다. 로라타딘, 세티리진 같은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이 적고 임산부에게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하이닥).

기침과 가래를 다스리는 진해거담제 중에서는 거담제(痰을 배출하는 약)인 아세틸시스테인이나 브롬헥신이 비교적 안전합니다. 다만 진해제(기침을 억제하는 약)는 태아 안전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기침이 심할 때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기침 때문에 배에 힘이 들어가고 잠을 못 자는 것도 문제지만, 함부로 약을 먹는 것도 조심스러웠습니다.

  1.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 임신 전 기간 안전
  2. 항히스타민제: 로라타딘, 세티리진 — 콧물·재채기 완화
  3. 거담제: 아세틸시스테인, 브롬헥신 — 가래 배출 도움
  4.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부프로펜 등) — 임신 후기 장기 복용 금지

약을 먹지 않고 감기를 이겨낸 제 경험


임산부 감기약

저는 결국 약 없이 감기를 이겨냈습니다. 물론 열이 38도 이상으로 오르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만약 고열이 동반됐다면 당장 해열제를 먹었을 것입니다. 제가 감기를 빨리 낫게 하기 위해 실천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수분 섭취를 평소보다 2배 이상 늘렸습니다. 목감기를 빨리 낫게 하려면 목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셔야 합니다. 따뜻한 물이나 꿀차를 수시로 마셨고, 하루에 2리터 이상은 마신 것 같습니다. 둘째, 잠을 최대한 많이 잤습니다. 면역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충분한 휴식입니다. 저는 낮잠도 자고 밤에도 일찍 잤습니다. 덥다고 이불을 차버리면 땀이 식으면서 오히려 열이 오를 수 있으니, 이불을 덮고 땀을 충분히 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셋째, 비타민 C를 하루도 빠짐없이 챙겨 먹었습니다. 평소에는 귀찮아서 건너뛰곤 했는데, 이번에는 아기를 위해서라도 철저히 복용했습니다. 비타민 C는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감기 증상 완화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3일을 집중적으로 관리했더니 콧물과 기침이 점차 줄어들었고, 병원에 가지 않고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산모가 저처럼 약 없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열이 38도 이상 오르거나, 기침 때문에 배가 아프거나, 호흡이 불편하거나, 증상이 5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특히 임신 8~13주 사이는 태아의 주요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라 고열이 매우 위험합니다. 이때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태아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독감(인플루엔자)에 걸렸다면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반드시 복용해야 합니다. 독감은 일반 감기보다 훨씬 심각하며, 폐렴으로 진행될 경우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는 임산부가 독감 환자와 접촉만 해도 예방적으로 타미플루를 복용하라고 나와 있을 정도입니다. 이는 타미플루가 그만큼 안전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임신 중 감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안전한 약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운 좋게 약 없이 나았지만, 만약 열이 올랐다면 주저 없이 타이레놀을 먹었을 것입니다. 뱃속 아기를 위해서라도 엄마가 건강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감기 증상이 심하거나 불안하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www.hidoc.co.kr, https://www.snubh.org/service/info/com/list.do?sk=ALL&sv=%EC%9E%84%EC%82%B0%EB%B6%80+%EA%B0%90%EA%B8%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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