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 예방접종 (임신부 필수, 가족 접종, 신생아 보호)
솔직히 저는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백일해가 이렇게 무섭고 치명적인 질환인지 몰랐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임신 28주쯤 "백일해 주사 맞으세요"라고 권유받았을 때도 '꼭 맞아야 하나?' 싶었죠. 그런데 최근 질병관리청 발표를 보니 2024년 백일해 환자 수가 35,000명을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120배 급증했다고 합니다. 신생아 사망 사례까지 나오면서 백일해 예방접종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도 뒤늦게 가족들에게 접종을 당부했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실전 정보를 공유하려 합니다.
임신부 필수, 백일해 예방접종이 왜 중요한가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퍼투시스(Bordetella pertussis)라는 세균이 일으키는 호흡기 감염병입니다. 이 균은 사람에게만 감염되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갑니다. 쉽게 말해 환자 한 명이 주변 12~17명을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전파력이 강합니다. 코로나19보다 10배 이상 높은 전염성이죠.
제가 임신 중에 백일해 접종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신생아 보호 때문이었습니다. 생후 2개월 미만 아기는 아직 면역 체계가 완성되지 않아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시기에 백일해에 감염되면 폐렴, 호흡곤란, 경련,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24년 12월 국내에서 생후 2개월 미만 신생아가 백일해로 사망한 첫 사례가 보고되면서 산부인과와 보건 당국이 비상이 걸렸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임신부가 백일해 접종을 하면 태반을 통해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됩니다. 이를 '수동면역(passive immunity)'이라고 하는데, 엄마가 만든 항체를 아기가 물려받아 출생 후 약 60일간 백일해로부터 보호받는 원리입니다. 질병관리청은 매 임신 시마다 임신 27~36주 사이, 가능하면 27~30주 사이에 Tdap(티댑)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 28주에 맞았는데, 연구 결과를 보니 30주 이전에 접종한 산모가 탯줄 혈액 내 항체 수치가 더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빨리 맞을수록 태아가 받는 면역 효과가 크다는 뜻이죠.
가족 접종, 집단 면역 형성이 핵심
백일해는 성인에게는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도 모르게 백일해 보균자가 되어 신생아에게 옮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영아 백일해 감염 사례의 50% 이상이 가족으로부터 전파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형제자매 등 아기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가족 모두가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출산 전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아기 보러 오려면 백일해 주사 맞고 오세요"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솔직히 주사비가 5만 원 정도라 부탁드리기 죄송했지만, 아기 건강이 최우선이니 용기를 냈죠. 다행히 모두 흔쾌히 접종해 주셨고, 덕분에 아기가 태어나고 집에 방문하셨을 때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백일해 백신은 접종 후 최소 2주가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출산 예정일 최소 2주 전까지는 접종을 완료해야 합니다.
백일해 예방접종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성인과 임신부가 맞는 Tdap, 영유아가 맞는 DTaP, 그리고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만 포함된 Td가 있습니다. 여기서 'T'는 파상풍(Tetanus), 'd/D'는 디프테리아(Diphtheria), 'ap/aP'는 백일해(acellular Pertussis)를 뜻합니다. 대문자는 항원 함량이 높고, 소문자는 낮다는 의미입니다. 성인용 Tdap은 백일해 항원을 적정량 포함해 면역을 유도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한 백신입니다.
가족 중 과거 10년 이내에 Td나 Tdap을 접종한 분이라도, 신생아를 돌볼 예정이라면 Tdap을 한 번 더 맞는 것이 권장됩니다. 특히 1970년 이전 출생자는 어릴 때 DPT 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가 많아, 파상풍과 디프테리아 예방을 위해서라도 총 3회(0개월, 1개월, 7개월) 접종 스케줄을 완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백일해는 한 번 걸렸다고 평생 면역이 생기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 감염 이력이 있어도 예방접종은 필수입니다.
- 임신부: 매 임신마다 27~36주(권장 27~30주) 사이 Tdap 접종
- 배우자 및 조부모: 출산 최소 2주 전까지 Tdap 1회 접종
- 1970년 이전 출생자: Tdap 1회 + 이후 Td 2회 추가(총 3회 완료)
- 산후조리원, 보육시설 종사자: Tdap 필수 접종
- 접종 후 10년마다 Tdap 또는 Td로 부스터 접종
신생아 보호, 실전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제 경험상 백일해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임신부는 늦어도 36주 전에 접종해야 하고, 가족은 출산 2주 전까지 맞아야 항체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출산 직전에 부랴부랴 접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28주에 맞긴 했지만, 가족들에게 미리 알리지 못해 출산 1주일 전에야 접종을 권유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가족 모두 빠르게 접종해 주셨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2주 면역 형성 기간을 채우지 못할 뻔했습니다.
백일해 백신의 부작용은 거의 없습니다. 근육주사라 접종 부위에 통증이나 발적이 생길 수 있고, 가벼운 미열이나 몸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1~2일 내 사라집니다. 임신부가 걱정하는 태아 기형, 조산, 사산 등의 심각한 부작용은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20년 넘게 사용되며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이죠.
신생아는 생후 2개월부터 DTaP 백신을 맞기 시작합니다. 2, 4, 6개월에 기본 3회, 15~18개월과 4~6세에 추가 2회, 11~12세에 Tdap 1회, 이후 10년마다 부스터 접종을 권장합니다. 엄마가 임신 중 접종했어도 아기는 반드시 이 스케줄대로 맞아야 합니다. 엄마에게서 받은 항체는 생후 60일 정도면 소진되기 때문입니다.
백일해 증상은 초기에는 감기와 구분이 어렵습니다. 콧물, 미열, 가벼운 기침으로 시작해 1~2주 후 발작성 기침으로 악화됩니다. 기침 끝에 '훕' 하는 날카로운 흡기음이 들리는 것이 특징이며, 심하면 구토나 호흡곤란이 동반됩니다. 영아는 특징적인 기침 없이 무호흡, 청색증(얼굴이 파랗게 변함)으로 나타나기도 해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의심 증상이 보이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백일해는 조기 항생제 치료 시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백일해 접종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2만~5만 원 선입니다. 일부 보건소에서는 더 저렴하게 접종할 수 있고, 한국건강관리협회 같은 기관에서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합니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지역 보건소에 문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출산 후 백일잔치를 조촐하게 열었는데, 참석자 중 일부가 "백일해 주사까지 맞아야 하나, 너무 유난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큰 오해입니다. 2024년 백일해 환자 급증과 신생아 사망 사례를 보면, 백일해 예방접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닙니다. 아기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가족 전체의 예방접종입니다. 조부모님이나 친척 중 "옛날엔 안 맞았는데 괜찮았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과거에는 백일해로 사망하는 아기가 많았고, 지금은 백신 덕분에 예방 가능한 질환이 되었다는 사실을 꼭 설명드려야 합니다.
정리하면, 임신부는 매 임신마다 27~30주 사이 Tdap 접종, 가족은 출산 2주 전까지 접종, 신생아는 생후 2개월부터 정해진 스케줄대로 접종하는 것이 백일해 예방의 핵심입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보건소나 건강관리협회를 활용하고, 가족들에게는 신생아 사망 사례와 전염력 수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설득하기 쉽습니다. 제 경험상 "아기 건강"이라는 명분 앞에서는 대부분 흔쾌히 접종에 동의해 주셨습니다. 백일해는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니, 아기를 보러 집에 방문할 예정인 가족 분들에게는 반드시 접종을 완료 한 후에 방문하도록 권유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fdDqCc_aGI https://www.kd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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